[회색단상] 허준이 교수의 서울대학교 졸업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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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시즌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많은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허준이 교수의 졸업식 축사 전문을 올립니다. 원문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80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가정하면 약 30,000 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입니다. 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삼분의 일을 지나 보냈습니다. 혹시 그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 본 적 있으신가요? 쉼 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30,000의 아주 일부입니다. 먼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와, 먼 훗날의 나라는 세 명의 완벽히 낯선 사람들을 이런 날들이 엉성하게 이어주고 있습니다. 마무리 짓고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졸업식이 그..
짧은 생각을 긴 글로 표현하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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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오래된 고전 만화 '광수 생각'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아주 어릴 적 엄마와 함께 한의원에서 보았던, 바로 그 만화를 다시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한 권을 빠르게 읽었습니다. 이후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광수생각을 찾아 읽었습니다. 사춘기 시절에 넓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짧은 만화들이 지금에 와서야 고맙게 느껴집니다. 유독 책과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반 친구들 덕분에 광수생각을 넘어서 철학사전, 탈무드 같은 책을 접하면서 크게 방황하지 않는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철학'을 삶의 중심으로 끌고 온 적은 없는 듯 합니다. 특히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에 가기 위해 애쓰던 순간이나,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을 고민하던 순간에는 철학을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
의식과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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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수준을 높이고 싶다. 시야를 넓히고 싶다. '공부'는 둘을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