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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분위기 #음악감상
에스프레소라는 메뉴는 가게에 오래 있기가 미안해지는 메뉴인데, 이 곳은 가는 발길을 붙잡는다.
커다란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드뷔시는 이곳이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면서도,
경건하게 놓인 성당 의자들이 편안해서 마치 영혼의 위로를 돕는 또 다른 장소처럼 느껴지게 한다.
에스프레소를 담은 잔 하며, 함께 제공되는 앵무새 설탕은 집이었다면 불편했을 법한 대접을 느끼게 한다.
또, 직원들의 친절은 적당히, 과하지 않으면서도
자리로 음료를 가져다 주고, 음료를 즐긴 후에는 망설이지 않고 나가도 되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고소하고 씁쓸하면서도 적당히 산미가 있는 에스프레소를 다 마시고 나면
아래에 가라앉은 설탕을 티스푼으로 긁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앵무새 설탕의 까끌까끌, 서걱거리는 식감에 커피맛이 진하게 배어있다.
집이 멀다면 굳이 이 곳까지 커피를 마시러 갈 필요는 없다.
특히, 일회적으로 이곳에 올 것이라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공간이 주는 위로는 하지 못한 말도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
가게의 입구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성당을 모티브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성당의 위엄까지도 닮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한 켠에 마련된 자립준비 청년을 돕는 모금함은 이웃사랑의 마음이 돋보인다.
커피도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본다.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여긴 내 블로그다.
누군가 우리네 씁쓸한 인생 밑바닥에도 서걱거리는 달콤한 설탕을 넣어 두었으리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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